찌는 듯한 여름날이나 한겨울 밤의 추위에도 우리의 몸은 거의 일정한 체온을 유지한다. 우리 몸은 효율적인 체온 조절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외부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도 있다. 매우 더운 날에는 옷을 적게 입어 몸의 열을 잘 발산하도록 하고, 땀을 증발시켜 시원하게 한다. 얼음을 넣은 찬 음료를 마시거나 선풍기 앞에 앉거나 냉방이 된 방에 머물기도 한다. 추운 날에는 옷을 더 많이 입거나 따뜻한 실내에 머물며, 밖에 있을 때에는 계속해서 움직이고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더운 물을 마시기도 한다. 이이번에 소개할 개념들은 온기나 냉기를 유지하는 물리학의 기본 내용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것들이다. 먼저 온도계의 눈금과 온도를 재는 방법을 포함한 온도에 대해 정의하고, 온도의 변화에 따른 물체의 길이와 부피의 변화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또한 온도 차이에 따른 에너지 전달을 기술하는 열을 배우고 그러한 에너지 전달이 일어나는 속도를 계산할 것이다.
이 장에서 강조하는 것은 실린더 속의 기체나 얼음 조각, 사람의 몸과 같은 거시적인 물체의 물리적 특성을 기술하는 데 필요한 온도와 열이다. 다음 장에서는 각각의 원자와 분자의 행태에 관한 미시적 관점에서 위의 개념들에 대해 고찰할 것이다. 열과 기계적인 일 사이의 에너지 변환과 이러한 에너지 변환이 물질의 성질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는 열역학이라는 주제의 밑바탕을 이룬다.열역학은 물리학, 화학, 생명 과학 등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기초를 이루며, 이를 응용하여 자동차 엔진이나 냉장고, 생화학 반응, 별들의 구조 등과 같이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가 있다.
온도와 열 평형.
온도는 우리의 감각이 뜨겁고 차갑게 느끼는 정도와 관련되어 있다. 보통 뜨겁다고 느껴지는 물체는 차갑게 느껴지는 물체보다 온도가 높다. 그러나 이 방법은 상당히 애매하고 감각이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다. 측정할 수 있는 물질의 여러 가지 성질은 온도에 의존한다. 금속 막대의 길이나 보일러의 증기압, 전류를 흘리는 전선의 전도도, 뜨겁게 작렬하는 물체의 색깔 등 많은 것들이 온도에 의존한다. 또한 온도는 물질을 이루는 분자의 운동에너지와 연관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이 연관 관계는 상당히 복잡하여서 이를 이용하여 온도를 정의하는 것은 뒤로 미루고, 온도와 이상 기체의 분자 운동에너지와의 관계를 살펴 볼 것이다. 하지만 온도와 열이 본질적으로 거시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분자의 세부적인 상태와는 상관없이 정의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온도를 거시적으로 정의할 것이다. 온도는 뜨겁고 차가운 정도를 어떤 눈금으로 측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눈금으로 측정하는가? 뜨거움 혹은 차가움에 따라 어떤 계의 성질이 변하면, 그 성질이 무엇이든 온도의 척도로 사용될 수 있다. 계가 뜨거워지면 색깔을 넣은 액체(보통 수은이나 알코올)는 팽창하여 관 속의 액체의 높이가 올라가고 L값은 증가하는게 흔히보는 온도계이다. 또다른 간단한 계는 일정한 부피를 가진 용기 속에 들어 있는 기체이다. 계기에 의해 측정되는 압력 p는 기체가 뜨겁과 차가워짐에 따라 변하는 전기 저항R이다. 이러한 성질은 각각 뜨겁고 차가움에 따라 변하는 수치(L,p혹은 R)를 가지므로 각각의 성질을 이용하여 온도계를 만든다.
물체의 온도를 측정하기 위해 온도계를 물체와 접촉시킨다. 예를 들어, 한 잔의 뜨거운 커피의 온도를 알기 위해 온도계를 커피에 담궈 놓는다. 둘은 상호 작용하여 온도계는 뜨거워지고 커피는 약간 차가워진다. 온도계가 일정한 값에 도달한 후에 온도를 읽는다. 계는 온도계와 커피 간의 상호 작용이 더 이상 계를 변화시키지 않는 평형 상태에 도달한다. 이러한 상태를 열 평형 상태라고 부른다. 만일 계가 나무나 스티로품 혹은 유리 섬유 같이 열을 통하지 않는 물질 즉 단열재로 분리되어있다면, 두 계는 좀더 천천히 영향을 받는다. 아이스 박스는 단열재로 만들어져 있어서 안의 얼음과 찬 음식이 밖의 더운 여름공기와 열 평형에 도달하여 더워지는 것을 지연시켜 준다. 이상적인 단열재는 두 계 간의 상호 작용을 전혀 허용치 않는 물질이다. 이것은 초기에 열 평형상태가 아니었으면 나중에도 열 평형 상태로 가지 못하게 한다. 이상적인 단열재는 말 그대로 이상적인 가정이다. 실제의 아이스 박스 같은 단열재는 이상적이 아니므로 시간이 지나면 속의 내용물이 결국 더워지게 된다.
초기에 열 평형 상태에 있지 않은 A,B,C의 세 계를 고려하여 열 평형 상태의 중요한 성질에 대해 알아보자. 세 계가 서로 상호 작용하는 것 이외의 모든 상호 작용을 배제하기 위해 이상적인 단열 상자로 둘러쌌다고 가정하고, 나아가 A와 B는 이상적인 파란색 단열 벽으로 분리하고 C는 A,B 둘 모두와 상호 작용하도록 한다. 이 상호 작용은 그림에서 열 전도체를 표시하는 붉은색 판으로 나타내져 있다. 여기서 열 전도체는 열을 잘 통하게 하는 물질이다. 열 평형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면 A와 B는 각각 C와 열평형에 이른다. 그 때에 A와 B는 서로 열 평형상태에 있을것인가? 이것을 알아보기 위해서 C를 A와 B로부터 이상적인 단열벽으로 분리하고 A와 B는 단열벽 대신 A와 B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전도체 벽으로 바꾸자. 어떻게 될것인가? 실험을 해 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즉 A와 B의 상태는 더 이상 변화가 없다. 즉 C가 A와 B 모두와 각각 열 평형상태에 있으면 A와 B도 역시 서로 열 평형 상태에 있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이 결과를 열역학 제 0법칙이라 부른다. 이 결과는 큰 의미없이 당연해 보이지만 그렇더라도 실험에 의해 엄밀히 증명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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